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남 아메리카

파타고니아 - 마젤란 펭귄과 고래 보러 갑니다

doggya 2013. 12. 3. 07:41


어젯밤에 비버를 보고 너무 늦게 호텔에 들어간 관계로 오늘은 아침은 느긋하게 보내고 오후에 펭귄을 보러 가기로 했어요.

아침은 호텔에서 배부르게 먹고 느즈막해서 시내로 향했어요.



1시 반까지만 집결지로 가면 되니까 오늘은 맛난 점심을 좀 먹어 볼까하고 이 식당 저 식당을 기웃기웃하면서 다녔지요.

다니다 보니 부둣가에 오늘 밤에 유명한 가수들이 대거 출연하는 음악회를 한다고 준비가 한창이었어요.


전에도 말씀드렷지만 우수아이아에 와서 꼭 먹어 봐야 할 것은 대게와 양고기라고 하대요.

그런데 대게는 엄청 비싸서 집에 가 알라스카 킹크랩으로 대신하기로 하고 양고기 식당을 찾았어요.



몇 군데 들러서 메뉴를 보고 들어간 이 곳은 중국 부페집이었어요.

물론 부페다 보니 고기를 맘대로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 사실 야채를 먹고 싶어서 들어갔었거든요.



맛있게 구워지는 양고기를 보고도 그리 구미가 댕기질 않대요.



그래서 맛이나 보자하고 조금만 주문을 하고는 나머지는 야채로 배를 채웠지요.

양고기는 그냥 소금만으로 간을 한 거 같았는데 너무나 연하고 너무나 맛있어요.

이날 야채가 배가 부를 정도로 댕기지 않았다면 양고기로 배를 채우느라 한참 더 먹었을 거 같아요.

그런데 야채만 신나게 먹고는 30달라를 지불했으니 ... 나중에 속이 쓰리더라구요. ㅎㅎ



배도 부르겠다 ~ 시간도 넉넉하겠다 ~ 느긋하게 집결지로 걸어가는 중에 해협을 보니 하얀 돛단배가 너무나 멋있게 눈에 들어오네요.



오늘 펠귄을 보러 가는 곳은 해협의 끝부분 그러니까 태평양과 대서양이 흘러 들어오는 곳에 있는 섬이에요.



일단은 차를 타고 2시간 반 정도를 달려 험볼트 농장으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 거기서 배를 타고 섬으로 가게 되어 있어요.

이 농장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래 연구가 나탈리 아벌톤 여사로 유명한데 그건 나중에 펭귄을 보고 소개해 드릴께요.



가는 도중 내내 날씨가 너무 흐리고 바람이 불어서 많은 걱정을 했어요.



드디어 한참만에 바다에 도착했네요.

여기서 부터가 아벌톤 농장인데 아직도 날씨가 많이 흐리네요.

비라도 오면 어쩌지 ~ 모두들 걱정걱정을 하는데 가이드가 그러네요. 아무 걱정 말라고.

이 곳 우수아이아는 하루에 4계절이 다 있으니 곧 다른 계절이 펼쳐질 거라구요. ㅎㅎㅎ



아니나 다를까 ~

불과 5분 후에는 이렇게 화창한 날씨가 되어 버렷어요.

하지만, 불어제키는 바람은 정말 장난이 아니더군요.



조금 들어가니 양쪽으로 농장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경치가 눈에 들어왓어요.

그런데 ~~ 저 집들 앞에 잇는 게 뭘까요?



바로 천연수세식 화장실이었어요. ㅎㅎㅎ



이 근처에 고래 연구소가 있어서 그런지 집 뜰에는 고래뼈가 장식품으로 놓여 있네요.



이 작은 배를 타고 거센 파도를 헤치고 바다로 나가야 한다네요.

심한 파도에 배가 어찌나 통통 튀는지 모두들 천장의 손잡이를 잡고 서 있었어요.

도저히 앉아서는 엉덩이와 허리가 아파서 견딜 수가 없더군요.

그런 험한 뱃길도 끝이 있는 법 ~~



드디어 펭귄 섬에 도착했어요.

물론 여기서도 정해진 길로만 걸어가야 했답니다.

알이나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서지요.



쌍수를 들어 우리를 환영하는 예쁜 녀석을 한 번 찍어주고.. ㅎㅎㅎ



바다에서 나와 무리 속으로 걸어가는 뒤뚱뒤뚱 펭귄의 걸음 걸이가 재밌어 바람에 밀리면서도 흔들리지 않으려고 애쓴 동영상이에요. ㅎㅎㅎ


 

전 세계에는 18가지의 펭귄이 살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모두가 남반구인거에요.

남극에 사는 펭귄을 제외하고 남미와 남아프리카에 사는 펭귄은 이름은 다르지만 거의 비슷한 종류라고 하네요.

이 곳과 남극 위의 섬 Fuckland 섬에 서식하는 녀석들은 마젤란 펭귄,

남아메리카 특히 페루연안에 서식하는 험볼트 펭귄이라고 불러요.



펭귄이다 ~ 라고 카메라를 돌렷는데 펭귄과 너무 닮은 가마우지였어요. ㅎㅎㅎ



그냥 휙 둘러 보면 아무 것도 없는 거 같지만...



자세히 보면 이렇게 군데 군데 굴을 파고 한 녀석씩 들어가 앉아 있어요. 



그런가 하면 따뜻한 햇볕을 쬐기 위해서 넓은 곳에 몰려 있는 무리도 있고요.



이렇게 조용히 얌전하게 일광욕을 즐기는 녀석도 보이고요.





옹기종기 모여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녀석들도 보엿지요.



바닷가에서 섬의 위쪽 언덕으로 올라갔어요.

온통 녀석들이 파 놓은 굴 천지네요.



얘네들의 굴은 길이가 2미터 된다고 해요.

그런데 한 가지 의문점은 ..



연장도 없이 이런 몸으로 어떻게 2 미터나 되는 굴을 팠을까요?

알고 보니 아주 재주가 좋은 녀석들이더군요.

처음에는 부리로 흙을 파고 손가락도 없는 손으로 흙과 자갈을 굴 밖으로 밀어 내 보낸대요.

그 재주가 놀랍지 않나요?



풀이 나있는 곳의 밑을 파기 때문에 풀 뿌리가 이렇게 얼키설키 있어서 무너질 염려도 없고 아주 안전하게 보온도 잘 된다고 하네요.



이 펭귄섬은 우수아이아에서도 한 회사에서만 아벌톤 농장과 제휴를 맺고 오기 때문에 자연적으로사람의 수가 제한이 되어요. 

그래서 그런지 사람을 무서워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어떤 땐 바로 옆에까지 걸어 오기도 해요.

물론 우린 절대로 가까이 가면 안 되지요.

녀석들이 오는 거 또한 막으면 안 되고요. 참 불공평하지요? ㅎㅎㅎ




이렇게 섬을 돌아보고 펭귄에 대한 설명을 듣다 보니 어느새 떠날 시간이 되었네요.



날 보고 윙크를 매력적으로 하는 녀석에게 나도 윙크를 해 주고...



안녕을 고했어요.



올 때 통통 튀는 배에서 하도 고생을 해서 갈 일이 걱정인데, 바다를 보니 파도가 조금은 잦아 진 거 같네요.



배에서 내려서는 두 팀으로 나뉘었어요.

식사나 차를 마실 사람은 왼쪽으로 뮤지엄에 갈 사람은 오른 쪽으로...

저야 물론 오른 쪽에 붙었지요. 그 호기심 어디 가겠어요? ㅎㅎㅎ



저기 보이는 저 조그만 집이 고래 연구소에 부속된 작업실이에요.



이 지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남극에 무척 가까워서 그런지 아니면 바닷물의 흐르는 방향 때문인지 이 근처에 고래가 참 많다네요.

그리고 이 해협으로 흘러 들어오는 죽은 고래들이 또 그렇게 많대요.

이 곳에서는 사인과 어떻게 고래를 보호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기관이라고 하는군요.



이 곳의 연구소의 실질적인 책임자이자 농장의 주인 중에 하나인 나탈리 아벌톤여사에요.

이 분은 원래 미국의 오하이오주에서 태어나 학교를 다녔는데 파타고니아로 여행을 하게 되었대요.

거기서 아벌톤 집안의 아들을 만나 결혼을 하고는 그냥 눌러 앉아 버린것이지요.

미국에서 생물학을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해서 해양생물학 박사 공부를 마치고 고래 연구에 평생을 바쳤다고 해요.

현재까지 생존해 있는데 팔십 서너살 정도 됐다고 하네요.



뮤지엄 안에는 근처에 사는  해양생물들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전시해 놓았어요.

이건 고랠 종류고요.



얘는 아까 보셨던 펭귄이고요.



얘도 고래 종류라고 하던데..



이건 사진이지만, 이런 고래의 모습은 많이 보셨겠지요?

그럼 거대한 양의 물을 마시고 뱉어내는 입 부분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바로 이렇게 생겼답니다.

이리로 들여마신 물이 통과하면서 물은 빠져서 나가 버리고 작은 먹이들은 걸리게 되는 거라고 하네요.



밖으로 나와서 보니 뼈만을 남기기 위해서 밖에서 살을 썩히고 있대요.

이렇게 어느 정도 마르고 썩으면 커다란 솥에 넣고 삶아서 살은 모두 없애고 뼈만 남긴다고 해요.

그리고 연구를 하는 거라고.



거대한 이 것은 바로 고래의 입 부분이에요.

나 정도는 들어가면 보이지도 않겠더라구요. 

이렇게 시간을 보낸 후 박물관 구경을 한 사람들과 식사를 한 사람들이 다시 만나서 귀로에 올랐어요.



오는 길에 삶의 지혜를 가르쳐 주는 나무를 만났지요.

너무나 세차게 부는 바람을 맞으려 하지 않고 적당히 허리를 굽혀 바람이 지나가게 해 주는 지혜를 가진 나무에요.



이 근처 언덕에는 모든 나무들이 모두 이렇게 자연에 순응하면서 살아가고 있더군요.

삶에도 적용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파랗던 하늘이 조금 가니 흐려지며 비가 쏟아지대요.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섬에서는 바람은 불었어도 날씨는 괜찮았거든요.

그런데 조금 더 가니 그게 그냥 눈으로 바뀌어 펑펑 쏟아지는 거 였어요.


나중에 부두에 내려 보니 진행중이던 콘서트는 무산이 되어 버리고 그 많은 귀가하는 사람들 때문에 택시가 동이나서 

한참 눈오는 거리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덜덜 떨었답니다. 


그리고 이 날 고모님이 주신 아주 작고 편리한 여행용 우산을 잃어 버리는 불상사가 발생했지요.

어찌나 아까운지 잠도 안 오더라구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