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남 아메리카

파타고니아 - 목적지는 마티알 빙하였건만 ~~

doggya 2013. 12. 7. 07:29

오늘은 며칠 머물며 바삐 돌아다녔던 우수아이아를 떠나서 조금 북쪽에 있는 알 칼라파테로 떠나는 날이랍니다.

처음에는 돈을 아끼겠다고 버스를 타려고 생각했었는데 23시간이 걸린다고 하대요.



이 지도에서 보시면 짐작이 가시겠지만 지금까지 제가 있던 파타고니아 지역은 거대한 섬이었어요.

중간에 빨간 줄로 갈라지는 칠레와 알젠티나의 국경이지요. 


게다가 이 곳이 섬인 관계로 대륙으로 둘어가는 중간은 칠레 땅을 지나야 함으로 버스를 갈아타야 한다고 하대요.

그래서 에라 ~ 다른 데다 덜 쓰고 비행기 타자...

나중에 생각해 보니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들대요.

비행기로는 2두시간도 안 되는데다가 혹시 버스로 가는 길에 구경거리가 있나 했더니 사막이라서 아무 것도 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계획을 수정하고 나니 오전 시간이 남는 거였어요.

일단 짐을 호스텔에 맡겨 놓고는 다운타운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빙하를 올라가 보기로 했지요.


사실 빙하라 그러면 그리고 스키장이라 그러면 일반적으로 우선 높은 산을 생각하게 되지요?

그런데 이 곳은 워낙 춥고 또 워낙 눈이 많이 오는 관계로 바로 바닷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스키장과 빙하가 있었어요.



택시로 산 밑에까지 가서 거기서 부터 걸어서 올라가야 하는데 리프트가 눈에 띄더라구요.

탈 수 있을까? ~~ 했더니

겨울에 스키장을 위해서 만들어 놓은 거래요. 지금은 휴식중 ~



리프트가 올라가는 옆으로 길이 잇기에 무작정 따라서 올라갔어요. 

사실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르고 간거지요. ㅎㅎㅎ



한참 올라가 밑을 보니 꽤나 올라 온 거 같은데 길은 변함이 없고 끝도 보이지 않고.... 에휴 ~ 얼마를 더 가야 하는거야?



이쯤 올라오고 나니 다시 돌아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대요.

좀 억울하지만, 그냥 다시 내려가서 다른 좋은 길로 가자.

사실 지나는 사람이 없고 너무 한적해서 좀 걱정이 되긴 했었어요.



다시 밑으로 내려와 큰 길을 따라서 올라가는데...



아니 이 사람들은 이 돌길에 왠 스키를 메고 가는거지?



알고 보니까 이 길은 겨울에는 스키장의 슬로프였어요.

지금은 눈이 녹아서 돌길 이지만...

그런데 저 사람들은 저 방비를 메고 힘들게 어디로 가는걸까요?



이 길로 쭉 따라서 올라가면 스키장 꼭대기가 나오기도 하지만 빙하까지 올라갈 수 있는 길이라해요.

앞에 보이는 산이 빙하의 일부분인데 저 곳은 해발 750미터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스키장은 문을 닫았으니 한참 더 높은 산으로 가야 하는데 장비를 메고 발이 푹푹 빠지는 눈길을 올라가려면 참 힘이 들텐데.... 

저 같으면 돈 주고 하래도 안 할 거 같아요. ㅎㅎㅎ



한참 눈발도 날리고 비도 오는 길을 올라가다가 불어제키는 바람을 피하고자 뒤로 돌아서니 

우수아이아 시내와 비글해협이 한 눈에 들어오네요.



이제 산은 더 높아지고 저 곳은 약 1000 미터 되는 산이라고 해요.

여기서 가장 높은 곳이 해발 1200미터. 그리고 거기에 빙하가 있다고 하네요.

시간이 넉넉하다면 차를 타고 다른 곳으로 돌아서 빙하까지 갈 수 있겠지만, 시간 관계상 두 발로 가겠다 하니 제약이 많네요.



바람을 밀면서 올라가다 지치면 ~~



다시 돌아서길 몇 번 ~~



아니 ~ 얘들은 뭘까 ~



왁자지껄 걸어오는 아이들은 근처의 학교에서 현장학습을 나온 거 같았어요.

사진 찍는다고 미소와 포즈를 취해주는 아이들이 참 해맑아 보였지요.



아직도 길에 눈이 있는 걸 보니 꽤나 올라온 거 같아요.



드디어 스키장 꼭대기까지 왔네요. 그런데...



여기서부터는 하이킹이 금지래요.

눈이 아직도 허리까지 빠진다고 하네요.

아까 스키를 둘러메고 올라가던 사람들은 특수 장비로 무장을 했기에 서슴없이 올라가더군요.

얼마나 올라가서 신나게 내려 올건지... 부러워 ~~ ㅠㅠ



아까 올라오는 길에 내려가던 사람이 준 나무 지팡이를 눈에 박아 놓으며 다음에 올 때는 무성한 나무가 되어 있기를.... ㅎㅎㅎ



올 때 탔던 택시와 예약을 해 놓았는데 생각보다 멀리 가지 못 한 관계로 너무 일찍 내려와 버렸어요.

그래서 스키 시즌에는 성황을 이룰 식당과 가게들 구경을 하기로 했지요.



이 곳에 와서 많이 보는 광경이에요.

나무에 이렇게 실로 짠 천을 둘러주는 거. 무슨 의미인지 알아볼 길은 없었어요.



아 ~ 진열장에 보니 지난 번에 보여드렸던 칼라파테의 열매로 만든 쨈이에요.

단 걸 별로 안 좋아하는 관계로 그리고 무거워서 사지는 않고 구경만.



내려 오는 길에 택시 운전사가 시내와 해협이 제일 잘 보이는 곳이라고 사진 찍으라고 잠시 세워주네요.



이제 더 갈 곳도 없고 해서 호스텔로 가서 짐을 찾아 공항으로 가서 기다리기로 했어요.



이제 섬을 떠나서 대륙으로 가는 비행 시간은 1시간 40분 정도.

23시간의 버스에 비하면 양반이지요?



공항은 여전히 바람이 모든 걸 날려 버릴 듯 불고 있더군요.

세워 놓은 비행기가 날라가지 않는 게 신기할 정도로 바람이 거셌어요.



아침을 너무 일찍 먹었고 또 한참 잇어야 비행기를 탈테니 무어라도 먹어야 겟더라구요.

구내 식당에 들어가 메뉴를 보니 모두 맘에 안 들어 샐러드를 시켰어요. 

이게 얼마냐 하면요 ~~

물 한 병과 함께 12불 정도, 그러니까 한국돈으로 하면 만 오천원이 정도 하는 거겠지요?

여기서 같으면 3000원 정도면 먹을 걸.... 먹고 나서 어찌나 배가 아프던지....



아까 산에 갔을 때도 눈 비가 오더니 비행기 창문으로 들이치는 빗방울이 아까보다는 보기 좋게 느껴지네요.



아마도 여기가 위의 지도에서 보시는 대륙과 섬 사이에 있는 바다가 아닌가 하네요.



한참을 날아가니 끝없이 펼쳐지는 사막경치밖엔 안 보였어요.

그래서 다시 한 번 버스를 안 타고 비행기 탄 걸 잘 한 결정이라고 생각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