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한국

아름다운 내조국의 봄 - 3

doggya 2006. 5. 13. 05:20

독일 청년이 나눠준 뽕잎 호떡을 다 먹을때 쯤에는 케이블카가 벌써 바닥에 다 내려와 있었어요.

내려오는 길에 양옆으로 보이는 바위는 가히 절경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아름다웠지만 흔들리는 케이블카에서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경치를 찍는다는 건 시간낭비같아서 머리속에다 찰깍 !!!

 

자, 이제 어디로 가나?

들어갈때 물은 배가 아플정도의 거금 입장료 생각을 하면 밤중까지 개기고 싶었지만, 피곤한 몸을 쉬고 싶은 생각이 더 간절했지요.

 

그래서 생각해 낸 곳이 척산온천.

아주 오래전 기억속에서 그 이름을 끄집어 냈어요. 비록 이름밖엔 모르지만.

새로 산을 가로 질러 터널을 뚫어서 거리는 가깝지만, 버스는 속초까지 나가서 다시 타야한다고 하니, 그것도 시간낭비.

에라,

택시를 집어타니, 약 7,000 원 조금 넘게 나오더군요. 팁까지 8,000 원을 주고 고맙단 인사를 잊지 않았지요.

 

사실 미국의 택시값에 비하면 참 싸다고 생각했지만, 단위가 몇천으로 나가니까 우선 마음에 무지 많은 돈 같은 생각이 들더군요.

그 높은 단위에 익숙해 지지 못한채 한국을 떠났지만 말예요. ㅎㅎㅎ

 

 

원래 있던 낡은 건물을 헐고 새로 지어 요 얼마전에 개관했다는 척산온천 휴양촌 건물

그래서 그런지 화단과 주차장은 지금도 열심히 공사중이었어요.

 

 

호텔에 들면 목욕은 공짜라는데, 그럴 팔짜는 못되고, 또 그러고 싶지도 않고해서 목욕비만 6,000원을 주고 들어갔지요.

들어가면서 적어도 한시간은 있어야지 하고 결심을 했지만, 워낙 탕에 들어가는 것이 익숙치 않아서 인지, 30분이 되니 할 일 다하고 나오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어요.

 

그렇지만 꾹 참고, 옆에 널려 있는 여자들 나체를 구경하며 느긋하게 마음먹고 시간을 보냈지요.

대중탕이 없는 미국에서 언제 이런 시간이 다시 오겠어요? .... ㅋㅋㅋ

남자분들은 내가 무 ~~~ 지 부러울거예요, 그쵸?

 

다시 속초로 나오니 밤바다의 바람은 옷깃을 여미게 만들 정도로 차가웠어요.

이리저리 기웃거리다가 부두에 있는 어떤 할머니 식당에서 황태해장국을 저녁으로 먹고(호떡과 이 해장국이 하루식사 전부)는 부두에 널린 횟집을 기웃거리며 수족관 구경을 했지요.

 

서울에 돌아오면 63빌딩에 있는 수족관에 가자고 동생이 그랬는데,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더군요.

못 먹고 구경만 하는 거 보다는 머릿속으로 먹는 욕구를 충족시키며 구경하는 것이 훨씬 더 재미있는 것 같아서...... ^_^

 

수리중이라 거대한 크레인을 옆구리에 걸치고 있던 불꺼진 등대 밑에 있는 모텔에 들어 창밖을 보니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더군요.

아침에 해 뜨면 잠이 깰텐데 어떡하나?

에라, 커텐을 꽉꽉 치고, 침대로 직행했어요.

늦잠꾸러기라는 게 여기서 들통이 났네요.

 

아침에 일어나 하조대를 가기로 하고 나가 길을 물으니, 어떤 아저씨......

멀뚱이 쳐다보며, 예, 예 소리만 연상하며 지나가네요.  ???

 

젊은 여자를 잡고 물으니 친절히 가르쳐주어서(그래서  젊은 사람이 좋더라), 버스에 몸을 싣고 양양으로 출발 !

 

양양 시내 한 중간에서 매연을 아침 대신으로 먹으며 30분 기다린 버스.

고문과 같던 시간이 지나고 시골길을 달릴때의 그 시원함이란......

 

드디어 하조대에 도착.

 

 

           동네 길을 돌으니, 제일 먼저 시원한 바다가 눈에 들어 오더군요.

 

 

들어가는 길목에,

쓰러기 더미위에서도 이름모를 예쁜 꽃이 피어 있었어요. 더러움을 감춰주는 자연의 신비 아닐까요?

진짜보다는 사진이 좀 덜 나왔네요.

 

 

 

                                 하조대 정자 건너편에 보이던 등대

 

 

               정자에서 하조대를 파노라마로 찍은 거예요. 정말로 아름답더군요.

 

 

                                     등대쪽에서 본 하조대

 

 

한국을 떠나기 이틀전, 무섭게 비가 오더니 다음날은 이렇게 맑은 하늘에 뭉게구름이 둥실.

그동안 황사와 공해등으로 볼 수 없었던 기억속의 맑은 하늘을 선물받았어요.

비록 떠나기 바로 전날이었지만, 하루종일 상큼한  공기와 맑은 하늘을 맘껏 즐겼지요.

 

언제 다시 또 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