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중 가장 바쁜 2월이다.
아기들 졸업이다 입학이다 몸이 2개는 되었으면 싶을 때다.
본의 아니게 산도 쉬고 운동도 쉬어서 책을 엄청 많이 읽을 줄 알았다지...
웬일인지
하던 걸 2개씩이나 쉬고 있는데도 여유가 없다. ㅠ.ㅠ
우리 교사 중에 몰개 단장님 사모님이 있다.
그래서 대보름 행사를 가게 되었다.
단월 강변이라네...
우리 아이들 어릴 때 참 많이도 가던 강수욕장이다.
본의아니게 추억의 장소를 가게 되었다.
이럴 땐 같은 추억을 공유한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게 참 좋다!
늦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햇기운이 보이는 거 보니 낮이 참 많이 길어졌다.
전에 논에서 하던 것보다 더 차려진 거 같은 모양새다.
옆지기가 내년이 선거라 그런거라나...
하긴 선거 앞두면 요란을 떨더라.
해맞이도 그렇고....
농악놀이가 흥겹다!
상모돌리기는 언제 보아도 생동적이고 멋지다.
사물놀이를 배우고 싶은데 기회가 없네....흑흑~~
ㅇㅇㅇ 기관장들이 줄줄이 고사상? 제례상?에 잔을 올리고....
우리 조카는 쥐불놀이에 신났다.
달집 태우기.
소원을 빌기도 전에 화르륵 타 버린 달집
일요일
뒷목골산에 가기로 했다.
오늘 내 파트너는 퓨~~~
햇볕은 눈부시고 산은 삭막하다.
이 즈음 산이 가장 볼품없는 모습이다.
얼른 가자고 조르는 퓨~~~
우리집 황태자다. ㅋㅋ
훤히 드러난 길
못 보던 계곡도 보인다.
하늘은 푸르나 나무들이 금방이라도 부러질 거 같다.
어서 물기 오른 나무가 되었으면 좋겠다.
저만치 앞서가다 내가 딴짓하면 되돌아 오는 퓨~~~
양지쪽에는 언 땅이 녹아 질척거린다.
다리 짧은 퓨~~ 때문에 우회길로 산을 오른다.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길.
인간의 흔적.
이 산이 푸르러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 있겠다는 생각이 느닷없이 든다.
약수터
퓨는 처음 온 곳이 신기한지 여기저기 둘러보느라 바쁘다.
여기서 퓨는 물 먹고 난? 나도 물 먹고...오렌지 2개....퓨는 오렌지 한 쪽...ㅎㅎ
우리 살 빼자.
몸 만들자. ㅎㅎ
걱정 했던 것보다 잘 다니는 퓨~~
오히려 나를 끌고 다녔다.
갈잎 소리가 좋은 지 폴짝 폴짝 뛰어 다니고...
저만치 가서 내가 갈 때까지 기다린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비탈길이 아찔한지 한참을 서서 보기도 한다.
딴짓하다 부르면 헐레벌떡~~
딴짓은 영역표시 하는거다.
뒷목골산 정상에서의 조망.
아람드리 참나무가 왜소해 보이는 날.
얼른 숲이 우거졌으면 좋겠다.
정상에서 망중한
햇볕이 많이 누그러진 길을 걸어 집으로...
여기서 보는 이 조망은 일년 후에나 볼 수 있겠다.
동행이 있으니 가는 곳마다 쉰다
이 또한 좋다!
하늘 한 번 보고...
숨 한 번 들이 쉬고...
그렇게 3시간의 짧은 동네산행은 끝났다.
집에 오자마자 퓨~~씻기고 다리 주물러 주고....
테어나서 가장 먼 길을 다녀왔을거라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