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침개'와 '촐랑방구' '부침개'와 '촐랑방구' 우리 부부는 3년 부터 거동이 불편하신 친정아버지를 모시고 산다. 아버지가 오시던 날 저녁, 남편은 자반고등어 살점을 잘 발라 아버 지 밥그릇 위에 올려드렸다. "아버님, 많이 드십시오." 그 모습이 딸인 나보다 더 살가워 보였다. 사실 나는 남편에게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 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10.10.28
침묵의 기도 침묵의 기도 봄꽃처럼 화사한 표정을 지으며 여러 떼의 여학생들이 교문 을 빠져나오고 있었다. 경은이는 교문 앞 진입로에 서서 친구들 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경은아, 너도 같이 가자. 혜원이하고 정선이도 다들 간댔어." "미안해, 나는 못 가. 내가 도와주지 않으면 엄마 혼자서 장사 하기가 힘.. 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10.10.27
눈 치우는 할아버지 눈 치우는 할아버지 영주 씨는 사회복지과에 근무하는 공무원이었다. 새로운 근무 지로 발령을 받은 영주 씨는 아침 일찍부터 출근을 서둘렀다. 지 난밤 내리기 시작한 눈은 아침이 되어도 그칠 줄 몰랐다. 지하철 을 타고 가려면 육교 하나를 건너야 하는데 육교 계단이 꽁꽁 얼 어붙어 있었다. 그런.. 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10.10.26
선생님의 눈물 선생님의 눈물 중학생인 정태는 마음이 여리고 착했지만 또래 아이들보다 정신 연령이 조금 떨어졌다. 나서야 할 때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 는 이유로 정태는 중1 때부터 왕따가 되었다. 새 학년이 되어서도 아이들 입소문만으로 정태는 또 다시 왕 따가 되고 말았다. 한번은 정태의 카세트가 교실에서 .. 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10.10.25
해바라기 아저씨 해바라기 아저씨 민석은 해쓱한 얼굴로 휠체어에 앉아 힘겹게 병원 화장실 문 을 열고 있었다. 바로 그때, 한 아저씨가 큰 걸음으로 다가와 화 장실 문을 힘차게 밀어주었다. "남자가 이렇게 힘이 약해서 쓰겠니?" "고맙습니다." 민석은 겸연쩍게 웃으며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 시 후 화장실.. 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10.10.22
할머니의 속치마 할머니의 속치마 운동회가 열리는 아침, 유선이의 할머니는 모처럼 낡은 장 롱에서 깨끗한 한복을 꺼내 입었다. 할머니는 유선이의 머리를 만져주며 말했다. "친구들은 모두 엄마하고 가는데, 우리 유선이만 할미하고 가게 돼서 어쩌나?" "괜찮아, 할머니. 어차피 나는 달리기 선수도 아닌데 뭐···.. 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10.10.20
등대 등대 아버지가 병으로 누운 뒤로 수연이네 집은 언제나 우울했다. 몇 년 전, 수연이 아버지는 사업에 실패했고, 그 충격으로 아버지 는 끝내 중풍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몸의 반쪽이 거의 마비된 아 버지는 거동이 불편했다. 그리고 중풍 후유증으로 언어장애까지 생겼다. 말수가 없던 아버지는 병으로.. 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10.10.19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정희 씨는 겨우내 닫아두었던 베란다 창문을 활짝 열었다. 따 사로운 봄 햇살이 정희 씨 얼굴을 보드랍게 어루만졌다. 정희 씨 는 꿉꿉한 이불을 하나하나 창가에 널며 아들 진호에게 말했다. "진호야, 이젠 봄이구나. 너무 따뜻하다, 그치?" "응, 좋아." "우리 진호 생일이라.. 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10.10.18
따뜻한 토스트 따뜻한 토스트 길가의 가로수들이 마른 잎새를 흔들며 늦가을의 끝자락을 떨구어내고 있었다. 도시의 고층 건물 위로 회색 먹구름이 무 겁게 내려앉더니 금세 눈이라도 뿌릴 듯 하늘이 잔뜩 찌푸려 있었다. 지방의 한 대학에서 시간강사로 일하고 있는 재호 씨는 강 의를 마치고 서울에 있는 집으로 .. 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10.10.16
타인의 손을 잡는다는 것 타인의 손을 잡는다는 것 지선이의 엄마가 집을 나간 지도 어느덧 반년이 지났다. 엄 마가 집을 나간 후 한참을 방황하던 아빠는 얼마 전 마음을 추 스르고 지방에 있는 아파트 공사장으로 일을 떠났다. 아빠가 집을 비운 지 엿새째 되던 날이었다. 같은 초등학교 에 다니는 동생 재영이가 지선이의 교.. 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10.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