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첫눈 정아의 아빠는 그녀가 여덟 살 때, 아내와 딸을 버리고 다른 곳에서 가정을 이루었다. 정아는 그런 아빠를 수도 없이 원망하며 힘든 사 춘기를 보냈다. 그리고 그녀의 엄마도 그녀가 중학교 3학년 때 재혼 했다. 하지만 아빠에 대한 상처 때문에 정아는 8년이 넘도록 새아빠 에게 아빠라고 불러 본 .. 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10.10.13
너를 기다리는 동안 너를 기다리는 동안 재원은 피로에 지친 모습으로 교내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 다. 재원 앞에 앉아서 주머니 속 봉투를 만지작거리던 혜선은 용기 를 내서 말했다. "아르바이트해서 번 거니까, 이 돈 오빠가 쓰면 안 될까?" "그럴 순 없어. 너도 지금 어렵잖아." 어렵사리 꺼낸 혜선의 말에 재원은 잘.. 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10.10.12
할머니의 졸업장 할머니의 졸업장 초등학교 졸업식 날, 민규와 할머니는 꽃다발을 한 아름 안 고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어머니, 축하해요! 그리고 민규! 너도 축하한다!" "그래, 고맙다. 며늘아기야." "엄마, 고마워요." 오늘은 이 가족에게 무척 기쁜 날이다. 민규와 민규의 할머니가 함께 초등학교를 졸업했기 때문이다.. 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10.10.11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 "자숙아, 어떻게 할래? 그만둘까?" "아니야, 한 번만 더 해 볼게." "괜찮겠어?" "응,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해 볼게." 자숙은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으려고 산부인과 진료실에 들어 갔다. 벌써 이번이 다섯 번째였다. "자숙 씨, 좀 아플 거니까 참아요. 아셨죠?" "예." .. 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10.10.10
약속 약속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병수 씨는 미숙 씨에게 물었다. "당신 지난밤에 꿈 꿨어? 자다가 소리를 지르더라구." "내가 그랬어요?" "그럼, 자다가 나까지 깼는걸." "꿈에서 돌아가신 아버님을 봤어요." "아버지를?" "네, 지금도 너무 선명하게 생각나요. 내가 어느 허물어진 집으 로 들어가려는데 멀리서 .. 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10.10.08
가난한 날의 행복 가난한 날의 행복 정태는 밤 열두 시가 넘어서야 동네에 들어섰다. 하루종일 공사 판에서 흙과 먼지를 뒤집어써 땜내와 함께 절은 점퍼 주머니에 손 을 꽂고 비틀거리며 걷던 정태는 아내가 과일 가게 앞에 서 있는 것 을 보았다. 아내는 빨갛게 살오른 딸기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어둠 속에서 남편을.. 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10.10.07
갈매기의 사랑 갈매기의 사랑 휴양지를 만들기 위해 사람들은 바닷가 모래를 마구 퍼냈습니다. 모래를 담은 트럭들이 줄을 지어 백사장을 빠져나갈 때 갈매기 들은 너무나 슬펐습니다. 사람들의 이기심으로 갈매기들은 하루아침에 둥지를 잃고 말았 습니다. 갈매기들은 마구 파헤쳐진 모래 위에 알을 낳아야 했습니.. 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10.10.06
우리가 서로 사랑할 때 우리가 서로 사랑할 때 민석은 가족들과 함께 서울 근교의 유원지를 다녀오던 길이었다. 어두운 진입로를 들어설 무렵, 차도 한쪽에 검은 물체가 길게 누워 있는 것이 보였다. 처음에는 도로에 흔히 방치된 거적 정도로 생각했지만, 예감이 심상치 않아 차를 세우고 가까이 가보니, 중년 의 사내가 얼.. 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10.10.05
풍금 소리 풍금 소리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었다. 하늘에서 내려온 눈송이들은 풍금 소 리가 되어 사람들 마음속으로 쌓이고, 세상의 저녁은 평화로웠다. 난로 위에선 가쁜 숨을 토하며 보리차가 끓고 있고, 처마 밑으로 고드름 은 제 팔을 길게 늘어뜨려 바람에 몸을 씻고 있었다. 저녁 무렵 음식점 출입문이 열.. 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10.10.04
벼랑을 오르는 사랑 벼랑을 오르는 사랑 갈급한 심령과 사랑은 반드시 길을 찾아냅니다. 우리도 그렇지만 스코틀랜드에서도 추수 때가 되면 아 낙네들도 타작을 도와 볏짚단을 묶고는 합니다. 햇볕이 따사로운 가을 어느 날, 한나 라몬드는 갓난아기를 볏짚 단 사이에 눕혀 놓고 일을 도왔습니다. 한참 타작기가 돌아가며.. 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10.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