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수레 할머니의 수레 "이놈의 할망구야, 천천히 가." "그러니까 꽉 잡으라고 했잖아유." "지금 그걸 말이라고 혀? 집에 가면 혼날 줄 알아." "때릴 수 있으면 때려 봐유. 차라리 날 때렸을 때가 낫지. 이게 뭐여유?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구." "이 망할 놈의 할망구···." 오늘도 할머니는 수레에 할아버지를 .. 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10.10.01
우리들의 얼굴 우리들의 얼굴 석규 씨는 중학교 다니는 아들의 생일 선물을 들고 집으로 가고 있 었다. 도중에 그는 길을 건너기 위해 집 근처에 있는 육교로 올라갔 다. 그때 그의 앞에 술에 취한 어떤 노인이 곡예를 하듯 육교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난간을 잡고 간신히 올라가는 노인의 모습이 너무 불안해 보였.. 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10.09.30
오래된 편지 오래된 편지 "정, 정말이니?" "그렇다니까. 왜 내 말을 못 믿어?" "이, 이런 일이 나에게···." "다시 한 번 말할 테니까 잘 들어. 알았지?" 동국은 인애의 손을 다시 잡았다. 그리고 인애의 맑은 눈망울을 그윽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인애야, 나랑 결혼해 줘." 동국의 떨리는 입술을 보니, 인애는 그가 .. 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10.09.29
사랑의 힘 사랑의 힘 소영의 집에서 몇 정거장 떨어진 조그만 공원에서 민수는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을씨년스러운 초겨울 바람은 낙엽만 분주히 몰고 다녔고, 거리 엔 오가는 사람들도 많지 않았다. 그때 민수의 앞으로 한 남자가 느릿느릿 걸어왔다. 야윈 얼굴의 그는 한 쪽 손에 지팡이를 들고 물끄러미 민.. 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10.09.28
우리는 영원히 헤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영원히 헤어지지 않는다 꽃이 피어나 한 시절 제 몫을 아름답게 마치고 스러질 무렵, 정화는 그들의 곁을 떠나갔다. 그녀의 어린 딸 정화가 하늘나라로 간 지 1 년이 지났지만 정화를 그리워했던 시간은 10넌도 더 지나버린 것 같았다. 정화가 떠나간 후 그녀는 거의 문밖 출입을 하지 않았다. 길.. 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10.09.27
가장 노릇 가장 노릇 "당신, 이제 주무세요." "괜찮아. 난 아직 멀었으니까 먼저 자." 국 씨는 오늘도 하얗게 날을 지새울 모양이다. "몸도 좋지 않은 양반이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에요?" "몸이 안 좋으니까 더 노력해야지. 그래야 다른 사람들을 따라 잡을 수 있지. 걱정하지 말고 어서 자." "알았어요. 너무 오래하.. 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10.09.26
크리스마스 선물 크리스마스 선물 ★ 아침부터 함박눈이 소리 없이 내리고 있었다. 새벽 세 시 반이면 천 둥처럼 울리는 시계 소리에 민호는 눈을 떴다. 자기를 두고 가버릴 까 봐 방문에 기대어 잠든 어린 동생을 민호는 차마 보육원으로 보 낼 수 없었다. 신문보급소로 가는 길에 민호는 언제나처럼 주머니 속에 있는 .. 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10.09.25
엄마의 뒷모습 엄마의 뒷모습 종현이네 집안은 너무나 어려워 학원 수강료를 낼 만한 형편이 못 되었다. 그래서 종현이는 수강료를 내는 대신, 교실의 칠판 지우는 일을 하며 부족한 과목의 수업을 들었다. 수업이 끝나면 종현이는 많은 지우개를 들고 이 교실 저 교실을 바쁘게 옮겨 다녀야 했다. 그 리고 수업이 시.. 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10.09.25
세상을 건너 갈 징검다리 세상을 건너 갈 징검다리 종민이는 몸이 너무 약했다. 여름날 아침이면 조회를 하다가 쓰러져 양호실로 실려간 적도 여러 번 있었다. 체육 시간에 오래 달리기라 도 할라치면 꼴지는 언제나 종민이의 몫이었다. 종민이는 그런 자신 의 모습이 너무 싫었다. 그래서 부모님까지도 원망한 적이 있었다. 특.. 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10.09.23
붕어빵 이야기 붕어빵 이야기 노란색 책가방을 멘 남자 아이가 붕어빵 가게 앞을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하더니 결국은 멈춰 섰다. 그냥 지나가려고 했지만 맛 있는 붕어빵 냄새가 아이의 발길을 멈추게 한 것이다. 남자 아이는 해바라기처럼 방긋 웃으며 말했다. "붕어빵 아저씨, 천 원어치만 주세요." "그래, 알았다. .. 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10.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