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날들 선택의 날들 삶이란 잉태되는 순간부터 컴퓨터처럼 선택의 기로에서 0인지 1인지를 골라야만 작동되는 프로그램 선택이 잘 못된 거 같아도 백 버튼을 누를 수 없고 더 좋은 선택을 왜 못 했을까 아쉬워도 엔터 버튼을 누르고 나면 되돌이킬 수 없는 일방통행 그런 힘든 선택의 날들이 이제.. 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2011.03.31
봄이여 봄이여 / 조세핀 김 오라 오라 어서 오라 봄이여 장농 속 깊이 깊이 넣어 두었던 빨강 노랑 고운 옷 단장하고 가슴 속 가지가지 달려 있는 얼음 꽃 녹이러 빨강 노랑 불꽃으로 어서 오라 봄이여 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2011.03.27
하늘나라 하늘나라 / 조세핀 김 사랑하는 이들이 하나 둘 곁을 떠났을 때 모두들 그렇게 말했다 하늘나라로 갔다고 어릴 땐 그리움이 몰려오면 하늘을 쳐다보고 눈물지었다 얼마나 멀기에 아무것도 안 보이는 걸까 그리도 보고 싶고 가고 싶던 머언 하늘을 수도 없이 올라가 보았지만 끝도 없이 흐르는 하늘과 .. 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2011.03.23
우정이란 건 우정이란 건 / 조세핀 김 심심할 때만 연락해 시간 때우기 하는 친구 부탁할 것이 있고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친구 자기 편한 대로만 요구하고 행동하는 친구 조금이라도 손해 본다 싶으면 즉각 거부 반응 일으키고 온 정성과 진심으로 다 해주어도 당연한 듯 받아들이곤 곧 잊어버리는 친구 비록 마음.. 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2011.02.06
새해 아침 새해 아침 / 조세핀 김 저녁에 해가 지고 아침에 해가 뜨고 전날과 다름없는 날인데 달력에 그어 놓은 금 때문인가 전혀 다른 날이란다 벽에 걸린 헌 달력을 떼어내고 새 걸로 바꿔 달면 지난날의 추억들이 뒤편의 빛바랜 벽처럼 희미해질까 걱정이 되기도 하는 언제나 불투명하게 시작되는 한 해 지난.. 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2011.01.07
친구야 친구야 / 조세핀 김 그리운 친구야 왜 갔느냐고는 묻지 않을게 하지만 왜 그리도 서둘러 가야 했는지는 묻고 싶다 곁에서 떠나 보낸 그 많은 사람들 중 유독 네가 자주 그리워지는 건 함께 보낸 즐거운 시간들을 다시는 맛 볼 수 없기 때문일 거야 가끔씩 아니 아주 자주 그 시간들이 생각날 때면 지나.. 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2011.01.05
우산이 필요한 날 우산이 필요한 날 / 조세핀 김 새벽이슬처럼 영롱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해 뜨고 나면 머물었던 흔적도 없고 마음속에 영원히 새겨져 있기를 바라도 시간이 지나면 퇴색해 버리는 순간에 생겨났다 순간에 스러지는 것이라면 여름날의 소나기처럼 스쳐 지나는 사랑이라 해도 오늘은 우산을 받쳐 들고 .. 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2010.12.16
가을 하늘 가을 하늘 / 조세핀 김 가을 하늘은 너무 높고 너무 파래서 눈이 시리다 너무 아름답고 너무 고와서 가슴이 아려온다 그래서 가을엔 아린 가슴을 치유하기 위해 파란 하늘 깊숙히 구름에 몸을 실어 떠나가고 싶은 가보다 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2010.10.12
가을밤 가을밤 / 조세핀 김 초가지붕 아래 빼꼼이 열린 창호지 문으로 살랑살랑 호롱불은 마실 나와 달빛에 동무하지만 마른 잎에 뒹구는 바람 소리 어둠을 휘감는 풀벌레 소리는 애절하게 가슴을 파고 들어 가을밤이 깊어감을 알려주누나 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2010.10.06
시월 시월 / 조세핀 김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 옷차림 하나 둘 변해가니 뒤질새라 자연의 팰러트도 화려해지고 하늘이 끝 간 줄 모르고 깊어가니 어둠은 점점 길어지며 빼곡히 박힌 별들도 자리바꿈을 한다 보는 것마다 변해가는 변덕스런 시월 그 시간 속에 서성이는 우리도 변덕쟁이로 변하는.. 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2010.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