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 오늘과 내일 / 조세핀 김 오늘은 올해의 마지막 날난 누굴 만나야 하나난 무얼 해야 하나무엇을 돌아봐야 하는지기억 해야 할 것이 무엇이며그 중 잊어야 할 것은 또 무엇인가모두가 어디론가 떠난 듯 조용한 거리를 내다보며아침부터 마신 샴페인 몇 잔에모두 다 녹아 버린 듯 그냥 하얗.. 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2010.01.01
크리스마스 치매 크리스마스 치매 / 조세핀 김 나에게도 언젠가 즐거운 크리스마스가 있었던가 그게 무슨 날인지 크리스마스를 잃은 지 오래다 나에게도 언젠가 커다란 선물 보따리를 맨 산타가 찾아온 적이 있었던가 산타의 존재 조차도 잊은 지 오래다 이렇게도 좋은 날 내게 기억되는 일이 없는 걸 보면 아마도 난 .. 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2009.12.22
뒤 돌아보니 뒤 돌아보니 / 조세핀 김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날 때 한 알의 씨앗이었다면 싹 틔우고 열매 맺어 배고픈 이에겐 먹을 것을 쉬고픈 이에게는 그늘을 줄 수 있었을 것을 돌아보면 끝이 보이지 않는 꼬불꼬불 헝클어진 길 덤불 헤치며 어둠 속을 걷느라 정신없어 다른 이를 돌아보지 못했던 지.. 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2009.12.09
산길 산길 / 조세핀 김 산에 가면 세상을 본다 삶을 느낀다 앞을 가로막는 풀숲과 나무들 수 없이 부딪치는 돌들 숨 가쁘게 올라야 하는 언덕 곤두박질 치는 내리막 정복했다 싶으면 다시 또 올라야 하는 길 고만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질 때 앞에 펼쳐지는 평지 그런데 곧 평탄하기만 한 길이 지루해지기.. 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2009.08.29
사랑과 이별의 함수관계 사랑과 이별의 함수관계 / 조세핀 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며 받는 상처 사랑했기에 상처받고 그래서 기꺼이 보낸 사람 떠나간 뒤에도 영원히 사랑으로 남는 사람 떠났기에 곧 잊을 수 있는 사랑했던 사람 만날 수도 없고 이별도 못 하지만, 언제나 함께 하는 사랑하는 사람 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2009.08.05
참 바보처럼 살았네요 참 바보처럼 살았네요 / 조세핀 김 길지도 짧지도 않은 삶의 길에서 숱하게 만났던 그 많은 사람들 인연인지 악연인지를 가려 보기도 전에 내가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내가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바보처럼 그걸 먼저 생각해 왔었다 하지만 이젠 생각을 좀 바꿔 봐야겠다 내가 줄 것보다 내가 받을.. 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2009.06.10
오즈강 오즈강 / 조세핀 김 해 그림자 길게 산 위에 드리워지면 지저귀던 새들도 물장구치던 아이들도 하나 둘 엄마 품으로 돌아가고 낚싯대 거두어 어깨에 둘러멘 낚시꾼의 뒷모습 길모퉁이 돌아설 때면 홀로 남은 강물 위엔 두터운 물안개 살포시 찾아와 다정한 연인 되어 외로운 밤을 보낸다 . Callate Nina - J.. 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2009.06.08
엄마의 용서를 구하며 엄마의 용서를 구하며 / 조세핀 김 산후병으로 어린 동생들을 줄줄이 놔두고 그녀가 열 두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단다 언니들이 모두 시집가 버린 집에서 핏덩이는 입양을 시키고 나머지 동생들에게 엄마 노릇을 하며 계모의 무서운 눈초리에서 동생들을 보호해야 했던 그녀에게 어깨를 짓누르는 삶.. 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2009.05.23
가로등 가로등 / 조세핀 김 하늘이 열린 듯 번개가 요동을 치고 세상이라도 끝내 버릴 듯 천둥소리 요란한 밤 담 넘어 뒷골목 비에 젖어 서 있는 가로등 희미한 불빛 아래 이리저리 흩날리는 빗방울은 먼 옛날 고향에서 보았던 바람에 날리는 꽃잎처럼 나풀나풀 무심하게 눈길 한 번 준 적 없는 저 가로등이 차.. 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2009.05.16
어디쯤 와 있는걸까 어디쯤 와 있는걸까 / 조세핀 김 지나온 길을 돌아봐야 할 때인가 앞으로 갈 길을 내다봐야 할 때인가 참으로 어정쩡한 나이에 이젠 더 이상 인생의 목표가 있는지조차도 모르겠다며 벌써 지난날을 마무리 지으려는 친구들도 있다 아니 벌써 무대에서 내려가야 한단 말인가 구석에 엉거주춤 서서 화려.. 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2009.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