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 호수로 지는 해 - 1 Normal 0 0 2 MicrosoftInternetExplorer4 미시간 호수에 지는 해라니? 미시간 호수로는 절대로 해가 지지 않는다. 미시간 호수는 시카고의 가장 동쪽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호수 위로 떠오르는 해는 계절 따라 색깔을 바꾸며 밤일에 지친 현정의 피로를 잊게 해주었고, 가슴이 답답할 땐 바라.. 조이의 글들/만들어 낸 이야기 2012.03.05
해독제 해독제 / 조세핀 김 매일매일 듣고 보고 느끼며 들여 마신 때 묻은 세상의 공기가 구석구석에 독이 되어 쌓여 있다 나는 그걸 해독하기 위해 자주 해독제를 마신다 내가 마신 해독제는 획이 되어 글자를 만들고 한 편의 글이 되어 손끝으로 쏟아져 나온다 다 비워진 자리는 또다시 독으로 .. 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2012.02.21
갈등 갈등 / 조세핀 김 아주 오랫동안 손에 꼭 쥐고 있는 줄 알았던 소중한 것이 어느 날 세워 놓은 모래시계 처럼 스르르 빠져나가는 걸 느꼈을 때 얼른 주먹을 꽉 쥐어 잡아야 하나 아님 미련없이 손가락을 쫙 펴 주어야 하나 얼른 마음먹기 쉽지가 않다 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2012.02.12
남은 날들 남은 날들 / 조세핀 김 지나간 삼십육 일을 빼고 남은 날이 정확하게 삼백삼십일 이리저리 부딪치며 살아가야 하는 시간 동안 비틀거리는 걸음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용서를 구해야 할 것이며 또한 얼마나 많은 사람을 용서해야 할는지 불투명하게 흘러가는 시간 속을 조.. 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2012.02.08
나의 행복은 나의 행복은 / 조이랑 내가 바라는 행복은 사랑을 먹고 사랑을 마시고 사랑을 숨 쉬며 부드럽게 살갗을 애무하는 따뜻한 사랑을 입고픈 것뿐인데 그 누구도 탐내지 않을 나를 감싸고 있는 이 그리움은 이미 사라져 버린 몇 광년 전의 별에서 오는 빛처럼 우주를 떠도는 방랑자런가.. 조이의 글들/수채화로 그린 그리움 2012.01.25
삶은 나에게 공평했다 삶은 나에게 공평했다 / 조세핀 김 삶은 항상 나에게 공평했다 하나를 빼앗아 가면 대신 하나를 던져 주었다 하지만 빼앗아 가는 것도 뎐져 주고 가는 것도 모두 제 멋대로였다 가는 해의 기나 긴 마지막 밤 갖고 싶지 않은 건 주어 버리고 갖고 싶은 건 맘대로 선택할 수 있는 그런.. 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2011.12.31
고개를 넘으며 고개를 넘으며 / 조이랑 얼마나 됐을까 이젠 손꼽아 보는 것도 몇 번의 해가 뜨고 졌는지 헤아려 보는 거조차도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걸 벌써 알았지만 떠밀리듯 또 한 번 시간의 고개를 넘어가며 뒤 돌아볼 것 조차 없는 허전한 아쉬움에 아직도 지우지 못한 말라 비틀어진 줄 알았.. 조이의 글들/수채화로 그린 그리움 2011.12.21
함께 늙어가기 함께 늙어가기 / 조세핀 김 어릴 땐 참 부러웠다 쭈글쭈글한 손 잡지도 않고 1미터씩 떨어져 무관심한 척 걸어도 삶의 공통점이 한눈에 보이는 노부부 젊어서 남편을 잃은 엄마에게도 저런 시간이 올 수 있을까 결국 오지 않았다 젊었을 땐 그런 것에 관심 없었다 그런 건 잊고 살.. 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2011.11.17
고향 고향 / 조세핀 김 꽃바구니 옆에 끼고 산으로 들로 나물 뜯으며 한나절을 보내다 배고프면 남의 밭 홍당무도 뽑아 먹고 해 저물면 집 앞 개울가에서 발가벗고 미역 감던 어린 시절 그 시골이 고향인 줄 알았다 미로같은 길도 손바닥같이 훤히 알았고 친구들하고 떡볶이 먹으며 재잘대던 학교 앞 문방구.. 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2011.10.16
고장난 시계 고장난 시계 / 조세핀 김 어느 날 갑자기 서버린 시계 이리저리 흔들어 봐도 제 구실을 다시 할 생각을 않는다 똑딱똑딱 곤한 잠을 깨울 때는 던져 버리고 싶도록 미웠는데 소리가 멎고 나니 그 정적 또한 부담스러워 이젠 쓰레기통에 넣어 버릴까 보다 하지만 어느 날 내가 저 시계처럼 고장나 버렸을 .. 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2011.10.10